자유선진당이 창당 1년 만에 정치현실의 높은 벽 앞에서 사면초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2월 정당의 출발을 선언한 이후 창조한국당과의 정치적 묘수로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며 3당 체제를 구축하는 등 성과를 거둬 왔지만, 넘을 수 없는 수적 열세는 선진당에게 냉엄한 정치적 현실을 그대로 가르쳐 주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세종특별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정치권의 수적 역학관계를 현실적으로 확인해준 사례로 손꼽힌다.

세종시 특별법은 이날 소위에서 여야 간 쟁점사항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오는 23일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거대 여야 정당의 책임감 없는 립서비스와 안면을 바꾸는 발목잡기 앞에서 선진당은 그야말로 소수정당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고 있는 셈이다.

심대평 대표는 최근 당 최고위원회에서 “세종시 특별법 국회 논의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부 여당이 후회할 일을 자초하고 있다. 지역여론도 한나라당에 대한 강한 불만과 함께 야당의 한계에 대한 실망감이 교차하고 있다"며 거대 정당에 대한 강한 불만과 함께 소수 정당의 자괴감을 내비쳤다.

문제는 세종시특별법뿐만 아니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예정지 충청권 명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 충청권 관련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어느 것 하나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은 선진당 내부에서 한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위기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권선택 원내대표(대전 중구)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각종 충청권 현안사업에 대한 성과가 미흡하면서 선진당이 지역 소수정당으로서 한계가 있다는 비판은 잘 알고 있다”면서 “전국 정당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특히 “선진당이 옛 자민련처럼 소수 지역정당으로 눌러 앉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이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임영호 의원(대전 동구)은 “선진당 의원들은 일당백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초선은 재선, 3선의 역할을 해야 하며 또 그렇게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의원 수에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선진당이 정치적 시험 무대에 올라있는 상태라고 봐야 한다”며 “꼬여 있는 충청권 현안사업들을 매끄럽게 풀어낼 수 있다면 정치적인 탄력을 받아 국회 내에서 중량감은 물론, 불안해 하는 지역 민심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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