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국악단이 숙명 가야금연주단 음악감독인 김성진(53) 씨를 새 지휘자로 위촉,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청주시문화예술체육회관이 공모해 선정된 김 씨는 최근 몇 년간 불협화음과 내홍의 양상을 보여온 시립국악단의 공백을 메우는 것만으로도 주목된다.

김 씨는 뉴욕시립대 대학원 지휘자 과정을 나와 서울시 국악관현악단 단장을 역임했다. 올 1월부터 앞으로 2년간 시립국악단의 지휘봉을 잡게 된다.

청주를 대표하는 국악단을 이끌게 된 김 씨는 지난주 단원들과 상견례를 가진 정도지만 새 조타수를 맞은 단원들은 바짝 긴장하면서도 ‘잘해 보자’는 의욕을 갖는 분위기다.

지휘자는 예술단의 음악해석과 음색, 개성을 만들어내는 말 그대로의 총지휘자다. 시립국악단이 새 지휘자를 맞았으나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한 발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는 많은 과제를 남겨 놓고 있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이유와 변명이 내재되어 있겠지만 지휘자 등 예술단의 의식과 책임감, 그리고 기량과 관련된 문제다. 이번 지휘자 위촉으로 국악단이 새롭게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는 음악계의 목소리가 높다.

시립국악단은 지휘자가 몇 번 지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계파를 중심으로 서로 얽힌 단원들의 반목과 질시, 안일이라는 울타리와 무관심의 방치 등 음악적 조화와 인간적 화합을 함께 충족시키는 실질적인 리더가 되어야 한다. 국악단의 균형을 잡아 진정한 앙상블을 이뤄야 하며 이 점을 가능케 하는 구심점을 맡을 인물이 바로 지휘자다.

과거 일부 예술단은 관객이 외면하는 자신들만의 연주, 협연자를 내세워 표를 파는 협연 장사, 도토리 키재기식 고만고만한 지역 악단들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지역 현실이 이렇다보니 사실상의 음악감독으로 역할을 하게 될 지휘자가 빠른 시일 내에 국악단의 전문성을 높이고 특성화하는 데는 물론 한계가 있다. 이에 새로 위촉된 지휘자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색채 창출과 연주 훈련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또 지역 국악단이 지방자치단체 산하로 활동하다 보니 예술단 운영을 전문적이고 장기적으로 하지 못하고 그때 그때 행정권자의 결정에 휘둘리기 일쑤다.

청주시 관계자는 “새로운 지휘자 체제 아래 출발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수준높은 연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시립국악단의 새 모습에 대해 지역 공연예술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명실상부한 청주를 대표하는 국악단으로 되살아 나는데는 ‘환골탈퇴’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단원들 간의 역할 분담을 통해 연주기량 향상과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향후 국악단의 발전방안에 있어서는 악단의 활성화와 수익증대 방안, 단원 처우 등이 두루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돈내고 볼 만한 연주회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다. 또 젊고 뛰어난 객원지휘자를 초청해 국악단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술계 인사들은 “일부 시립예술단이 지역사회의 주요 문화 인프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며 “국악단은 새 지휘자를 맞아 청주 시민을 위한 진정한 예술단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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