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서 농사지은 거 갖다 팔아봐야 인건비는 고사하고 원가도 안나오게 생겼네요.”

채소와 과일 등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생산비 부담은 커지고 수입은 줄어드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물가 고공행진으로 인해 농업생산에 필요한 자재와 유류비가 수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채소와 과일은 출하물량 집중 등으로 가격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4.2%로 지난 1월부터 4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가 올랐고 생활물가지수는 4.1%, 공업제품 5.7%, 서비스 2.5%가 각각 올랐다.

중동발 악재 등으로 인해 유래없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석유류는 전년 동월보다 무려 14.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최근 일부 채소류와 과일류는 출하량 집중 등으로 인해 가격이 급락, 농가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국재 원자재가 상승 여파로 하우스 등 시설재배에 필요한 자재 가격이 오른데다 유가부담 등 생산에 필요한 비용 전반이 상승했지만 판매 수입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채소인 배추는 지난해 같은 시기 포기당 3480원에서 70% 가량 가격이 급락한 1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해도 2100대가 유지됐지만 일주일만에 절반 가까이 가격이 급락했다.

또 출하량이 늘어난 파(1㎏)는 전년 동기보다 60% 이상 가격이 떨어졌고 애호박(500g)과 양파는 각각 36%와 16.82% 가격이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전년에 비해 작황이 대폭 좋아진 홍고추(-62.2%)와 풋고추(-55%), 오이(-38.9%), 시금치(-38.6%) 등도 큰 폭의 가격 하락을 보이고 있다.

채소류는 수급불안이 진정되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농가 생산비가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가격 급락은 농가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충남의 한 시설채소 재배 농민은 “시설 보수비와 난방용 유류비 부담이 커지고 물가상승으로 인해 생활비며 애들 학원비까지 모두 다 올랐다”며 “하지만 수입은 크게 줄어들어 다음달 비료와 농자재 구입도 어려운 상황이다. 채산성이 맞지 않아 올해부터 시설 규모를 줄여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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